블록체인이란 무엇인가

블록체인은 4차 산업혁명의 주요 키워드 중 하나로서 중요한 기술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민간에서 이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인공지능이나 IOT에 대해서는 설명할 수 있어도, 블록체인이 뭐냐는 물음에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여전히 많지 않아 보입니다.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을 이해하기에 앞서 우선 그 단어의 의미를 알아야 합니다. 블록은 데이터를 특정한 크기로 나누어놓은 단위입니다. 데이터를 담을 수 있는 상자, 즉 데이터 상자입니다. 이러한 데이터 상자들에 데이터를 채워넣은 뒤 아주 단단한 사슬로 블록들을 연결하는데, 이런 방식으로 만들어진 것을 블록체인이라고 합니다.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특성에 따라 나뭇가지 모양으로 뻗어나가는 체인도 있고 그냥 일직선으로 쌓이는 것도 있습니다. 나뭇가지처럼 여러 갈래로 뻗어나가도 결국에는 가지치기를 해야 합니다. 진짜로 인정받는 체인은 단 하나뿐입니다. 만들어지는 체인을 전부 이어붙인 후에 진짜로 인정할 하나의 체인을 고를지, 아니면 애초부터 진짜로 인정할 하나의 체인만 만들지의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제작자가 어떤 식으로 블록을 만들고 어떤 식으로 체인을 이어나갈지 규칙을 정해주면,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운영할 참여자들은 그 규칙에 따라 서로 합의해가며 실제로 블록체인을 만들어나갑니다. 그래서 제작자가 만드는 이 규칙을 합의 알고리즘이라고 합니다.

블록체인에서 쓰이는 체인은 아주 특별한 방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블록 안에는 수많은 데이터, 즉 무수한 글자들이 담겨 있습니다. 블록과 블록을 이어주는 체인의 한쪽은 이 모든 글자 하나하나와 단단히 연결되어 있습니다. 글자와 접촉하는 체인의 끝 면은 그 글자만 들어갈 수 있게 만들어졌습니다. 마치 열쇠구멍과도 같아서 딱 맞는 열쇠만 들어가는 원리와 같습니다.

체인의 반대쪽은 새로운 블록에 새로운 글자들과 함께 담기게 됩니다. 그리고 새로운 블록을 위한 체인이 만들어질 때 글자들과 함께 그 체인에 연결됩니다. 글자들이 체인과 연결되면 그 글자들을 빼낸다거나 새로운 글자를 넣을 수 없습니다. 그렇게 되면 최초에 만들어진 체인과 아귀가 맞지 않게 됩니다. 열쇠가 하나라도 달라 열쇠구멍이 채워지지 않으면 이 자물쇠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결국 글자(데이터)를 수정하려면 기존의 체인을 끊어내고 체인도 새로 만들어야만 하는데, 체인과 체인도 모두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결국 모든 체인을 새로 만들어야 합니다. 바로 이러한 특성 때문에 블록체인에 올려진 데이터를 변조하는 것이 어렵다고들 말합니다.

변조가 어려운 또 다른 이유는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분산형 구조에 있습니다. 소프트웨어에서 쓰이는 시스템 구조는 크게 두 가지로, 가장 보편적인 **중앙화 시스템**과 탈중앙화된 **분산화 시스템**이 있습니다. 클라이언트-서버 모델이라고도 하는 중앙화 시스템은 중앙에 있는 컴퓨터(서버)가 그와 연결된 모든 컴퓨터(클라이언트)의 업무를 수행해주는 방식입니다. 그리고 분산화 시스템은 서버가 하던 일을 모든 컴퓨터가 나눠서 하는 방식이죠. 이러한 구조로 만들어진 네트워크를 **P2P(Peer-to-Peer) 네트워크**라 합니다. 물론 두 가지를 절충한 혼합형도 있고 중앙형에 가까운 블록체인도 있지만, 대부분의 블록체인은 P2P 네트워크로 되어 있습니다.

분산원장이나 분산장부라는 말을 들어보신 적 있나요? 최초로 블록체인 기술이 쓰인 비트코인에서는 사용자 간의 비트코인 거래 기록이 블록에 담겨 있습니다. 그래서 블록체인을 원장이라고 부르게 됐는데, 이 원장을 네트워크 상의 모든 컴퓨터가 갖고 있기 때문에 분산원장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모두가 똑같은 내용의 원장을 갖고 있기 때문에 누군가 원장 하나를 어렵사리 변조해냈다 하더라도 바로 발견해낼 수 있습니다.

정리해보면 블록체인은 아주 단순합니다.

1. 데이터를 블록에 담고 블록끼리 연결한다.

2. 그렇게 저장된 데이터의 복사본을 모두가 나눠갖는다.

원리를 알고 나면 그리 어렵지 않은 기술인데 왜 이리도 사람들의 각광을 받는 걸까요? 그 이유는 탈중개화(Disintermediation)에 있습니다. P2P 시스템은 중개자에 의존하지 않고 사용자끼리 직접 상호작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작업이 단축되고 처리비용도 줄어들게 됩니다. 금융권을 예로 들면 이해가 확실합니다. 개인 간의 금전거래에서는 보통 은행이 중개자 역할을 합니다. 특히 해외송금은 송금되기까지의 과정에 중개은행이 많기 때문에 이체 속도도 느리고 수수료도 비싸집니다. 우리는 믿을 수 있는 기관에 이러한 업무를 맡기면서 비용을 지불했던 것이죠. 그런데 그러한 신뢰 기능을 블록체인이 제공할 수 있다고 사람들이 믿게 된 겁니다.

물론 중개자가 완전히 사라질 수는 없습니다. 블록체인 플랫폼도 결국엔 중개자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중개 과정이 간소화되고 중개 비용이 절감된다**는 사실입니다. 어찌 되었든 우리는 분업화 시대에 살고 있고 누군가는 나를 대신하여 블록체인 플랫폼을 운영해야만 합니다. 그리고 운영하는 수고에 대해 이용자는 소정의 수수료를 지불하고 운영자들은 그것을 보수로 받게 됩니다. 기존의 질서와 다른 점은 누구나 블록체인 플랫폼의 운영자로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인데요, 이용자들은 이에 대한 보상으로 이용수수료를 상쇄시킬 수도 있고, 나아가 이익을 낼 수도 있습니다. 그러한 역할을 하는 게 번거롭다면 그냥 저렴해진 수수료를 내고 서비스를 이용하면 됩니다.

블록체인으로 일어날 변화의 큰 그림이 보이시나요? 탈중개화와 탈중앙화를 통해 중앙화 서비스 운영자의 이익을 나눠갖는 것, 이것이 바로 블록체인의 의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블록체인이 어떻게 경제를 변화시키는지 궁금하다면 [다음](<https://www.ted.com/talks/don_tapscott_how_the_blockchain_is_changing_money_and_business?language=ko#t-1117662>)의 테드 강연을 참고하세요.